[아산신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귀 아산시장의 취재진을 향한 언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경귀 시장은 1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열린 두 번째 심리에 출석했다. 이날 박 시장은 지난 첫 심리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혐의점에 대해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피의자가 자기 방어를 위해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심리가 끝난 후 일어났다.
본지 취재기자가 “저와 통화할 때 관련 자료를 다 확인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박 시장은 “스토커 기자님, 본인을 돌아보세요. 기자가 되세요”라며 적대적인 모습을 취했다.
여기에 더해 “허위임을 알고 이 사실을 유포했는가”라는 질문에 박 시장은 “경거망동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경귀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줄곧 시정에 있어 ‘소통부재’라는 꼬리표를 달아 왔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현직 시장으로서 임기 중에 재판에 넘겨졌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있어 큰 충격을 주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와중에, 시민의 눈과 귀가 돼 주고 있는 지역 언론과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장에서 본지 기자와 함께 취재를 했던 타 매체 A기자는 “솔직히 놀랐다. 취재진의 정당한 취재행위를 적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박 시장이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박 시장의 언행에 대해 꼬집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으로 꼽는 게 ‘사과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이라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시민이 민주적 방법으로 선출한 사람이고, 이 단체장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사법당국의 심판을 앞두고 있는 자치단체장이라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기 전에 이렇게까지 오게 된 일련에 과정에 대해 시민에게 먼저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역언론은 이러한 사과를 시민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다. 박경귀 시장은 지역언론을 적대시하기보다 언론을 이용해 먼저 시민에게 사과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