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사설】“제2중경 양다리 공약”…지역을 향한 약속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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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2중경 양다리 공약”…지역을 향한 약속은 무겁다

기사입력 2025.05.2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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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인재개발원.jpg
아산시가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1차 심사를 통과하며 '경찰종합타운' 완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부지로 정한 아산시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 아산신문 DB

 

[아산신문]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지역 공약을 둘러싼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충남 아산과 전북 남원 모두에 ‘제2 중앙경찰학교(중경) 유치 지원’ 공약을 내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양다리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후보 입장에서야 각 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지역민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다. ‘같이 주겠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면, 결국 그중 한 지역은 선택되지 못하고 배제된다. 선택되지 못한 지역에 남는 것은 기대의 무게만큼 더 커진 실망과 정치에 대한 불신뿐이다.

 

복기왕 국회의원은 “정치적 시비에 불과하다”며 “국가적 과제를 뒤로 미루지 않기 위한 유연한 표현”이라고 설명했지만, 시민사회는 이 설명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 ‘공정한 경쟁’을 내세우는 정치인의 말 속에 지역 간 갈등이 덧칠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지방 소멸 위기를 앞둔 지역들에 있어 교육기관 하나의 유치는 삶의 질, 도시의 활력, 미래의 기회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공약 하나로 경쟁을 유도하고 나서, 낙마한 지역은 그저 “운이 없었다”며 지나쳐야 하는가.

 

지역 공약은 특정 지역을 ‘달래기 위한 말’이 아니라 ‘책임을 전제로 한 약속’이다. 유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후보자는 자신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밝히고, 선정 기준과 절차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모든 지역에 ‘지원하겠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모든 지역에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는 정당을 막론하고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공약이 단순한 전략인지, 실현 가능한 계획인지 명확히 밝히고 혼란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국민의힘 또한 비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아산의 미래를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역민은 더 이상 ‘선거용 립서비스’에 속지 않는다. 정치인이 던진 공약의 무게는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의 삶에서 더 크게 작용한다.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중복 공약, 양다리 공약의 관행에 이제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공약은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지역민의 삶 위에 내려앉을 정책이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물론, 모든 대선 후보들이 이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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