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이대로 가면 우리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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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대로 가면 우리도 무너진다

기사입력 2018.09.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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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교수.png▲ 김성윤 교수 / 단국대 정책과학연구소장
[아산신문] 1904년 6월 러일전쟁을 취재하러 미국 콜리어스(Collier's) 특파원 로버트 던(Robert L. Dunn)이 조선에 입국했다.

그는 취재경비로 쓰기 위하여 150달러를 일본인 통역 구리타에게 환전해오라고 했다. 당시 미화 1센트가 종류에 따라 엽전 15~30개와 맞바꿀 수 있었다. 따라서 미화 1달러를 환전하면 장정 한 사람이 지게로 한 짐을 지고 가야할 양이었다.

이에 대해 독립신문은 “나라의 앞날은 생각지 않고 '동전과 백동전을 과다히 만들어 세상에 펴놓으매 외국인들이 물건을 팔 때는 은전을 받고 살 때는 동전을 주며, 대한 사람들도 점점 은전을 거두어 혹 감추며 일시 이익을 도모하니 세상에 남는 것은 추한 당오전(當五錢)과 무거운 동전뿐'이었다고 1899년 2월 3일자에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불과 114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7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인들은 가난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돈을 벌고자 중동사막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다.

1976년 11월 KBS에서는 중동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국내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중동방송을 시작했다. "뜨거운 사막에서 일하는 산업전사 여러분들, 수고가 많습니다. 마음에 희망의 태양을 가집시다. 그리고 입술에는 즐거운 미소를 가집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책임감을 가지고 정성껏 일 하십시오.

외국에 나가면 우리는 저마다 한국인을 대표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한국인은 이렇다하는 판단과 평가를 내리게 됩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사람이 한국과 한국인 전체를 대표합니다,"라는 라디오방송을 불과 42년 전에 우리노동자들에게 했다.

그런 기성세대의 피와 땀으로 부국을 이룬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동포비자포함)는 2018년 6월말 기준으로 101만8419명이나 되며 외국인 불법 체류자도 32만 명이나 된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중소기업의 공장은 물론이고 이삿짐센터, 식당주방, 건설현장, 요양병원, 농어촌 등 전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2018년 8월 대한민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54조원이나 퍼부었다. 즉 2017과 2018년 본예산 36조 원에 2차례 추가경정예산 14조8000억 원 그리고 2018년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등을 합친 액수다.

문제는 이같이 막대한 예산을 운용했는데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뭔지 국민들은 답답해하고 궁금히 여기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답은 쉬운데 있다. 일자리가 생기는데 재정을 집중 투자해야 되는데 잘못 사용하였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데 기업의 활동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풀어야 할 규제를 풀지 못하고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법으로 최저임금 같은 것을 과다하게 인상하니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니 고용이 늘 수가 없다.

돈을 더 풀면 어떨까? 구한말의 인플레이션의 덫에 걸릴 수도 있다. 자원부국 베네수엘라는 지난 5년 동안에 경제규모가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그간 물가상승률이 4만6300%에 달하는 등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IMF는 2018년 7월 24일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은 올해 말까지 100%나 더 치솟을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내 놓았다.

실제로 브라질산 쌀 1㎏의 가격은 22만 볼리바르다. 종이컵 5개 분량의 쌀을 사려할 경우 베네수엘라의 지폐 볼리바르화(貨) 중 가장 작은 단위인 500볼리바르를 440장이나 들고 가야한다.

우리 돈으로 치면 천원짜리 두 장이다. 두루마리 휴지 네 개 묶음 한 팩은 17만볼리바르로 두 팩을 사려면 베네수엘라 월 최저임금인 39만볼리바르의 86%를 내야한다. 치즈 1㎏을 사려면 한 달 월급만큼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처럼 생필품과 식량 부족으로 국민 평균 몸무게가 11kg 감소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약 230만명이 넘는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찾아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도 떠나갔다.

무엇 때문인가? 지도자를 잘못 만나고 정책을 바로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베스와 그의 후계자 마두로 좌파 정부가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세계 최고 산유국인데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이래서 대한제국의 재정정책이나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 정책은 강 건너 불처럼 볼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야 된다는 것이다. 현실과 맞지 않은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더 늦기 전에 접어야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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