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이 9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교육자유특구 지정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시민사회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자가 복수의 시민단체 관계자와 접촉한 결과 교육자유특구가 교육 격차를 확대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먼저 교육자유특구의 구체적 내용부터 살펴보자.
교육자유특구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 처음 등장했다. “‘교육자유특구’(가칭)를 운영해 특구 내 학교가 다양한 교육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특구 내에선 다양한 대안학교가 함께 설립될 수 있도록 설립-운영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재정지원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 “부작용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가령 학비 조치를 완화하면 학비를 많이 징수하고, 학생선발 조치를 완화하면 부모찬스 입시경쟁으로 이어지고, 교육과정 조치를 완화하면 우열반이나 입시위주 문제풀이 수업이 등장할 여지가 생긴다”는 게 정책위의 입장이다.
이어 교육자유특구가 적시한 ‘다양한 대안학교’에 대해서도 “인수위가 지난 4월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에서 ‘학생선발, 교과과정 개편 등의 규제 완화’, ‘교육공급자간 경쟁’, ‘다양한 형태의 명문 학교 출현’을 거론했다. 따라서 정책에 따라선 귀족학교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교육부는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재차 “학교설립에서 운영까지 교육관련 규제를 완화해, 정형적 모델이 아닌 지역별 맞춤형 공교육을 선도하는 ‘교육자유특구’ 지정‧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구 보다 고교평준화 연착륙이 먼저다 !
박경귀 시장은 교육자유특구 지정 도전을 지시하면서 “교육자유특구가 지정되면 지역의 기업이나 연구소가 특구 안에 대안학교를 설립해 재정지원을 하는 것도 가능해져 서울과 수도권의 인재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고, 지방교육자치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 교육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교육자유특구 지정은 안 될 말이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8월까지 교직 생활을 했던 A 씨는 “윤석열 정부는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추진했던 문재인 전 정부와 정반대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다”며 “특히 교육자유특구는 교육 양극화를 부채질 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빼앗는 교육파괴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경귀 시장이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아무런 고민 없이 편승하려 한다. 정권에 코드를 맞추려는 행태”라고 비판을 이어나갔다.
교육자유특구가 2022년 1월 시행에 들어간 고교평준화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교평준화 도입을 위해 시민단체 활동을 해온 B 씨는 “거의 10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시민들의 뜻을 모아 고교평준화 도입을 이뤄냈다. 고교평준화에 찬성하는 시민여론도 65%에 달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어렵게 도입한 고교평준화를 연착륙시켜야 하는 게 시대적 사명일 텐데, 되려 박 시장은 교육 격차를 벌릴지도 모를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 박 시장의 행태에 시대적 고민이 담겨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의 교육자유특구 도전 선언에 대해 담당부서인 교육청소년과는 ‘정보수집단계’란 입장을 밝혔다.
교육청소년과 공판석 과장은 10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시점에선 교육부 업무보고 자료 외엔 뚜렷한 안이 없기에 특구 지정 신청을 위한 틀은 잡을 수 없는 상태”라고 알렸다.
“교육자유특구가 귀족학교를 조장할 우려가 있지 않은가?”란 기자의 질문엔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해 지역 기업과 연계,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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