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아산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한다.
내가 한국에 온 지 이제 8개월 지났다. 처음에는 유학생활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좀 익숙해졌다.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도 모르고 인도하고 문화가 달라서 아주 힘들었다.
예를 들면, 인도에서 24년 동안 숟가락과 손을 사용해서 음식을 먹었는데 한국에서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놀랐다. 지금은 젓가락을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에 오기 전에 "어떻게 이 스틱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천안에 온 후 처음으로 한국 식당에 가서 국수를 주문했는데 식당 아줌마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주셨다. 내가 외국인이라서 포크를 달라고 부탁했는데 식당 아줌마는 포크를 준비해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때 젓가락 사용법을 전혀 몰라서 어쩔 수 없이 국수 한 그릇을 40분 정도 걸려서 먹어야 했다. 이런 일 때문에 창피해서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젓가락을 사서 일주일 동안 젓가락으로 먹는 연습을 했다.
어려웠지만 계속 노력하니까 젓가락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그 식당에 다시 가서 같은 국수를 주문했는데 이번에는 식당 아줌마가 나를 보더니 수저를 주시면서 포크도 같이 주셨다.
그런데 내가 포크를 쓰지 않고 젓가락으로 먹는 것을 보시던 식당 아줌마가 깜짝 놀라시면서 칭찬을 해 주셨다. 그때 내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뻤는지 모른다.
한국에 비하면 인도 사람들은 고기를 잘 먹지 않는 편이다. 특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소고기를 절대 안 먹고, 돼지고기 먹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다. 반면에 염소 고기와 치킨을 즐겨 먹는다.
인도에는 채식주의자들도 많다. 나는 인도에 있었을 때 일주일에 한 번만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매일매일 고기와 생선 먹는 것을 꺼려했다. 그리고 어느 식당이든 대부분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이 많아서 친구들과 같이 외식을 할 때 아주 불편했다.
왜냐하면 한국어 말하기가 부족해서 정확하게 주문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니까 식당에서 주문할 때 고기를 빼 달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괜찮다.
인도와 달리 한국에는 사계절이 있다. 내가 한국에서 사계절을 다 보니까 각 계절마다 아름답고 흥미로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을과 봄을 아주 좋아한다.
그 계절에는 날씨가 좋을 뿐만 아니라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그런데 작년 겨울에는 날씨가 아주 추웠지만 나는 친구들과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봤던 첫눈은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 중의 하나가 되었다.
나는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시간이 있을 때마다 여행을 하는 편이다. 그렇게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그곳의 문화도 배우고 추억도 많이 쌓고 싶다. 인도에 있었을 때 한국 영화 '부산행'을 본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 가면 부산에 꼭 가 보고 싶었다.
때마침 지난번 봄 방학 때 부산으로 이사한 내 한국 친구한테 초대를 받아서 부산으로 2박 3일 동안 여행을 떠났다. 원래 그 영화에서 본 것처럼 KTX를 타고 싶었는데 표 값이 너무 비싸서 고속버스로 부산에 갔다. 그런데 좀비를 보지 못해서 좀 안타까웠다.
부산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친구 집에 짐을 놓고 바로 자갈치 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자갈치 시장은 해산물을 판매하는 유명한 곳이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다양한 해산물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곳 사람들이 살아 있는 낙지를 너무 즐겁게 먹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산낙지’를 파는 아저씨가 나에게 산낙지를 맛보라고 했는데 진짜 무서워서 먹을 수 없었다.
그 다음에 친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음식을 사려고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식당 사장님이 말씀하시는 사투리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 친구 덕분에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지만 부산 사투리가 한국말이 아닌 다른 언어처럼 느껴졌다.
다음 날에는 해운대와 용궁사에 가기로 했다. 바다 구경도 할 겸 부산 아쿠아리움도 볼 겸 해운대에 갔다. 거기에서 사진을 많이 찍고 친구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나는 내 한국 친구에게 인도 음식의 맛을 알려주고 싶어서 점심을 먹으려고 해운대 근처에 있는 인도 식당에 데리고 갔다. 그런데 거기서 일하는 인도 사람의 모국어와 내 모국어가 달라서 어쩔 수 없이 한국어로 대화해야 했다. 같은 나라 사람인데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한국말로 이야기하던 그 상황을 보고 내 친구들은 배가 아플 정도로 많이 웃었다.
보통 한국에 사찰이 산에 있지만 용궁사는 바닷가에 있으니까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거기에 가서 구경을 했다. 마지막 날에 태종대를 관광하고 오후 4시에 천안으로 오는 버스표를 예매하기로 했다. 태종대까지는 걸어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배로 갔다.
나는 전에 배를 타 본 적이 없어서 배표를 사기 전에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표를 살 수밖에 없었다. 근데 매표소 직원이 나한테 한국어 실력을 확인한다고 하면서 한국말로 대화를 시도했다. 내가 그 직원의 질문에 다 대답하자 그 직원 분은 나를 칭찬하면서 표 값도 할인해 줬다. 처음으로 배를 타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그 40분 동안 시원한 공기도 느끼고 아름다운 바다도 볼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다음에 한국 친구 집에 들렀는데 친구의 어머니께서 나를 위해 특별하게 떡국을 준비해 주셨다. 고향에 계신 우리 엄마가 음식을 만들어 주신 것 같아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인사를 드리고 천안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부산 여행은 여간 좋지 않았다. 기회가 있으면 다시 부산에 갈 것이다.
사실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인종 차별' 문제가 있다고 들어서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 8개월 동안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다 친절한데다가 외국인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요즘은 외국인들과 사귀거나 도움을 주는 한국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서 사는 동안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즐거운 유학생활을 하면서 재미있는 추억을 계속 만들고 싶다. 또한 나도 한국 사람들한테 받은 사랑을 언젠가는 되돌려 줘야겠다는 생각을 마음 깊이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