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아산시 탕정면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설노조 간 갈등은, 더 이상 ‘노동자 권리’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서로 “우리 장비를 써라”, “우리 조합원을 써라”며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고, 시공사는 양측의 압박 속에 어떤 선택을 해도 공사 차질을 피할 수 없는 난처한 상황에 몰려 있다.
문제의 본질은 명확하다. 노조가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특정 장비를 강제로 쓰라고 요구하는가? 계약 당사자도 아닌 이들이, 다수 인원으로 공사현장을 압박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더 이상 정상적인 노조 활동이라 보기 어렵다. 심지어 현장을 관리하는 시공사조차 “아산 업체를 써도 특정 노조 소속이 아니면 또 문제가 된다”며 속을 태우고 있다.
이는 협상이 아니라 압박이고, 설득이 아니라 강요다. 시민들 사이에선 “칼만 들지 않았지, 사실상 조폭이나 강도와 뭐가 다르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한 수분양자는 “이런 식으로 공사가 지연돼 입주가 늦어지면 그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단순한 노조 이슈가 아니라, 시민의 주거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노조가 정당한 권익을 주장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상식의 선을 넘어서고, 협박과 다를 바 없는 집단행동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분명히 제재받아야 할 일이다. 지역 기반 운운하며 자신들의 몫을 주장하기 이전에,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시민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먼저다.
경찰은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 수수방관하지 말고 즉각 조사에 착수해, 현장 방해 및 위력 행사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더불어 지자체도 이 같은 분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중립적 조정자로서 실질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
건설현장은 시민의 삶터를 만드는 공간이지, 특정 노조의 힘겨루기 장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책임 있는 자세와 상식의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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