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아산시가 박경귀 아산시장 핵심 공약인 '아산항 개발'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팀장급 공무원에 대해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아산시는 7월 10일자로 문화유산과 문화재관리팀 지 아무개 팀장을 배방급 환경관리팀 주무관으로 발령했다. 직급을 팀장에서 주무관으로 낮추고, 문화재 관리 업무를 맡아온 공무원을 기존 직무와 무관한 환경관리직에 발령을 내, 곧장 보복성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아산시 총무과는 ⓵ 지 팀장이 겸직을 불허했음에도 고려대학교 강의를 나간 점 ⓶ 언론 기고를 통해 시장 공약에 반대의사를 피력한 점을 인사 이유로 들었다. 아산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감사까지 의뢰했다. (관련기사 : http://www.assinmun.kr/news/view.php?no=11555)
보복 인사 의혹을 검증하고자 기자는 8월 9일 아산시를 상대로 '최근 5년간 공무원 겸직 승인'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바로 오늘(22일) 전자문서로 정보를 전달 받았다.
이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부터 2023년 8월 9일까지 아산시는 총 48명에 대해 공무원 겸직을 승인했다. 청소년재단·미래장학회·충남아산프로축구단 등 시 산하기관 당연직 이사 겸직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에 외래강사 자격으로 강의를 하고자 겸직한 사례도 6건 있었다. 겸직 신청 사례 중 부동산 임대업 1건, 개인일상 등 블로그 운영을 위한 겸직 3건 등 특이 사례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기간 겸직 승인이 거부된 사례는 지 팀장이 유일했다.
언론기고 역시 지 팀장이 '아산항 개발'을 공개 '저격'했다고 보기 힘들다. 아산시가 문제 삼은 지 팀장 기고문은 지역신문 <온양신문>에 실렸다.
그러나 취재 결과 지 팀장이 직접 <온양신문>에 기고문을 보낸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기고문은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 산하 '아산학연구소'에 보낸 기사이고, <온양신문>이 이를 전재해 실은 것이다. 즉, 기고문의 원래 목적은 대학 산하 협력단 연구자료였던 셈이다.
그런데도 아산시는 "언론 기고를 통해 시장 공약에 반대의사를 밝힌 건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지 팀장에 대해 인사조치를 취했다. 보복 인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실효성 의문이지만, 박경귀 시장 ‘어쨌든 한다’
앞서 적었듯 '아산항 개발'은 민선 8기 박경귀호 핵심 공약이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데다, 해양수산부의 국가항만기본계획에 조차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관계자 A 씨는 오늘(22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산항이 무역항으로서 제 구실을 하려면 무엇보다 수심 확보가 관건인데, 아산시는 수심확보를 위한 구체적 방안도 아직 내놓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도 아산항 개발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천안아산 지역 환경운동가 B 씨는 "아산만은 대규모 담수호를 끼고 있어서 서해연안 전체 생태계를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연안중 하나다. 여기에 항만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은 아산만 생태계를 모두 파괴시키는 행위라고 본다"는 견해를 전해왔다.
상황이 이런데도 박 시장은 2025년 ‘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반영시키겠다며 지난 2일 개발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강행했다.
저간의 상황을 종합하면, 지 팀장에 대한 아산시의 인사조치는 보복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지 팀장은 인사조치에 불복해 공무원소청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아산시 총무과를 통해 확인했다. 아산시로선 더욱 처지가 궁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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